두 영국인은 왜 BTS를 폄하했을까?
두 영국인은 왜 BTS를 폄하했을까?
  • 마경식
  • 승인 2020.09.27 1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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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영국의 한 편집자와 한 방송인이 방탄소년단을 깔보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아미를 비롯한 팬들로부터 비난 세례를 받고 있다.

지난 23일 방탄소년단은 그들의 유엔총회 부대행사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 세대에게 다시 꿈꾸고 함께 살아내자는 영상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자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의 에디터인 앤 맥엘보이는 이와 관련해 제발 안돼라는 글을 올려 팬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그러자 맥엘보이는 농담으로 올린 트윗이었을 뿐이다. 오해를 불러일으켜 유감이라고 해명했는데 이번엔 또 다른 영국인 앤 히저티가 논란을 자처했다.

인디펜던트 등 현지 언론의 25일 보도에 따르면 인기 퀴즈쇼 체이스에 출연 중인 히저티는 자신의 SNS에 맥엘보이에게 쏟아지는 비난에 대해 이 모든 것이 근본적으로 중요하지도 않은 한국의 작은 보이밴드 때문인가라는 댓글을 올림으로써 맥엘보이와는 비교도 안 될 엄청난 공격을 받았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BTS는 아시아 남성이 얼마나 열정적이고, 타인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지를 전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 ‘작다는 표현이 인종차별적 발언일 수 있으니 신중하게 단어를 선택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 다른 누리꾼 자신이 BTS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서 세대, 문화, 성별이 다른 전 세계 수백만 명에게도 BTS가 중요하지 않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비난했다.

왜 하필 이틀이란 짧은 간격을 두고 두 명의 영국 언론인이 방탄소년단을 폄하하는 발언을 했을까? 방탄소년단이 최근 유력 언론으로부터 2의 비틀스로 불리는 게 불쾌했거나 더 나아가 자존심이 상했기 때문일 것이라는 게 다수의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비틀스는 1963~1970년의 7년이란 짧은 기간 동안 활동했지만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록 밴드라고 영국은 물론 미국조차도 공인할 정도로 위대한밴드로 기록돼 있다. 데뷔 초엔 요즘의 보이그룹처럼 사랑을 소재로 한 말랑말랑한 후크송 같은 노래를 불렀지만 미국 시장을 정복한 이후 달라졌다.

음악성이 엄청나게 깊어져 가사도 음악적 수준도 절정을 내달렸는데 전 세계의 오케스트라가 가장 많이 연주한 팝송이 비틀스의 ‘Yesterday’라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그들의 음악적 완성도가 입증된다.

특히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White album’의 두 장의 앨범은 앨범 한 장이 하나의 주제로 연결된 콘셉트 앨범이라는 점과 오늘날까지 유행되고 있는 록의 모든 하위 장르를 전부 담았다는 점 등 두 가지 이유에서 록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앨범으로 칭송받고 있다.

록 음악은 미국에서 생성됐지만 영국의 수많은 뮤지션들이 미국 시장으로 역수출될 정도로 영국이 강세를 보였다. 레드 제플린, 딥 퍼플, 핑크 플로이드, 엘튼 존, 에릭 클랩튼, 제프 벡 등 영국이 낳은 위대한 록 뮤지션은 결코 미국에 뒤지지 않는다.

영국인의 팝 음악에 대한 자존심이 어느 정도일지 짐작이 갈 만한 배경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두 언론인의 방탄소년단에 대한 비아냥거림은 도가 지나쳤다. 차라리 비틀스의 위대함을 조목조목 설명하며 비교했으면 이토록 비난의 집중포화를 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는 오리지널리티다. 이번에 빌보드 차트 100’에 오른 다이너마이트는 방탄소년단이 만든 곡이 아니라 외국 뮤지션에게 받은 곡이다. 물론 가사까지.

그러나 비틀스는 일부 조지 해리슨과 링고 스타가 만든 곡을 제외하곤-물론 그들도 비틀스다-전부 존 레넌과 폴 매카트니 콤비가 작사, 작곡, 프로듀싱을 해냈다. 이 점을 비교했다면 아마 이토록 비난받진 않았을 것이다.

물론 이를 계기로 방탄소년단은 자신들의 숙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인지하고 그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방탄소년단은 국내 유명 보이그룹 중에서도 특히 음악성이 뛰어나 스스로 심도 깊은 가사와 음악을 만들어내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딱 한 가지 영어 가사에서 아직 아쉬움이 있다.

그 숙제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처럼 뚝심으로 밀어붙이든가, 아니면 적당히 타협해 영어권 작사가의 가사를 받아 작, 편곡을 하든가, 영어를 더욱 열심히 해서 스스로 한국어 가사 수준의 영어 가사를 쓰든가 중의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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