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가왕' 등 K포맷의 힘, 방송 수출 판도를 바꾼다
'복면가왕' 등 K포맷의 힘, 방송 수출 판도를 바꾼다
  • 마경식
  • 승인 2020.02.2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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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가왕'=MBC 제공
'복면가왕'=MBC 제공

 

한국 예능 프로그램의 기획인 ‘K포맷이 방송가의 새로운 수출 효자로 떠오르고 있다.

MBC ‘복면가왕의 포맷이 지난해 22개국에 수출돼 영국 미디어 분석업체 K7미디어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포맷으로 꼽힌 가운데 Mnet너의 목소리가 보여가 미국과 유럽 등 10개국 이상에 수출되는 등 케이포맷의 인기가 드라마나 영화 등 완제품에 못지않게 상승하고 있는 것.

지난 5일 방송된 미국판 복면가왕더 마스크드 싱어 시즌3’ 첫 회는 2373만 명이 시청한 것으로 추정된다. 포맷 수출 최강국인 영국이 수입해 지난 1월 첫 방송을 한 데 이어 3월까지 그리스, 핀란드, 독일에서 시즌2 등이 줄지어 방송된다. 또한 케이포맷 수출로서는 처음으로 미국 폭스에서 스핀오프 더 마스크드 댄서’(복면댄서)까지 만든다.

너의 목소리가 보여도 폭스에서 정규 프로그램으로 제작할 예정인 가운데 유럽 여러 나라들과 수출이 논의 중이다. tvN‘300’은 미국과 독일에서 방송될 예정이고 SBS더 팬도 지난 16일 태국에서 방송이 시작됐다. jtbc ‘히든싱어도 지난해 유럽에서 판로를 넓혀가고 있다.

방송산업통계에 따르면 2015년만 해도 해외 포맷 수출액의 94.7%를 중국이 차지했다. 그런데 3년 만에 중국(46.9%), 태국(22.3%), 중동(15.5%), 미국·유럽·오세아니아(6.3%) 등으로 다양해졌다. 수출액은 200817533000달러에서 201845053000달러로 확연하게 늘었다.

최근의 포맷 수출에서 두드러지는 현상은 코미디 성격의 예능보다 음악 예능이 강세라는 점이다. 드라마 자체의 수출의 경우 자막 처리나 더빙 등이 필요한 데다 한국어 특유의 맛을 살리기가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일반 예능 역시 각 나라의 고유의 정서 등 문화적인 특징이 고려돼야 하지만 음악은 비교적 그런 장벽이 낮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는 케이팝이 가사에 영어를 삽입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한국어로 제작됨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인기를 끄는 것과 유사한 맥락이다. 더불어 포맷만 수입할 경우 각 나라 고유의 언어로 된 자국의 가요를 콘텐츠로 할 수 있기에 더욱 쉽고 현지 국민의 접근성이 용이하기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너의 목소리가 보여'=엠넷 제공
'너의 목소리가 보여'=엠넷 제공

 

한국 방송가의 대표적인 오디션 프로그램은 엠넷 슈퍼스타 K’(20097월 시작)MBC ‘나는 가수다’(20113월 시작)가 이끌었다. 그런데 이는 사실상 폭스의 아메리칸 아이돌’(20026월 시작)의 포맷에서 착안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때 우리 방송사의 예능 PD 중 다수는 프로그램이 종영되고 휴식기를 가질 때면 일본,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 다녀오는 게 수순이었다. 현지의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거나 심지어 베끼기까지 했던 게 사실이다. 외주제작사가 거의 없고 대부분의 프로그램을 방송사 자체적으로 제작했을 때 그런 풍토는 매우 심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우리가 엄연히 폭스 등 세계 각국의 방송사에 포맷을 팔고 있다. 이는 외주제작의 활성화로 예전보다 훨씬 많은 작가들의 통통 튀는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제작 일선에 반영됨으로써 콘텐츠의 프리즘이 넓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케이팝의 세계화 등 비약적인 발전도 한몫 단단히 했다. 가수들을 비롯해 케이팝에 종사하는 작가, 프로듀서 등 창작자들의 수준이 높아짐으로써 가수와 케이팝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진 게 원동력이 됐다. 이로 인해 방송사 및 프로그램 관계자들도 그 눈높이에 맞춰 프로그램의 수준 향상에 크게 노력하다보니 선진화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복면가왕너의 목소리가 보여는 그러한 한국 음악 예능의 힘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포맷이다. ‘복면가왕은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유명 연예인 실력자들의 노래 경연을 통해 그들의 정체를 밝히는 포맷이고, ‘너의 목소리가 보여는 그와 반대로 비교적 얼굴이 덜 알려진 출연자의 정체를 먼저 공개한 뒤 놀라운 가창력을 지닌 재야의 고수일지, 아니면 음치일지를 추리하는 포맷이다.

음악, , , 예능감 등을 즐기면서 영화에 비해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그 사이에 추리적 재미까지 즐길 수 있는 이런 독특한 아이디어가 세계 시장을 사로잡은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는 한국의 문화적 강점이다. 그 모든 배경엔 방송사의 정규직원 외 외부의 수많은 숨은 실력자 및 기존의 사고의 틀에서 벗어난 신선한 아이디어를 지닌 창작자들의 생각을 수용한 게 빛을 봤다고 귀납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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