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 호아킨 피닉스가 파티장 대신 시위 현장으로 간 까닭은?
'조커' 호아킨 피닉스가 파티장 대신 시위 현장으로 간 까닭은?
  • 이상원
  • 승인 2020.01.26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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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 세이브 인스타그램
애니멀 세이브 인스타그램

 

호아킨 피닉스(46)는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연기파다. 지난해 출연한 조커로 연일 남우주연상 수상 소식을 전하는 가운데 절정의 연기 솜씨를 뽐내는 그가 턱시도 차림으로 시위 현장에서 체포됐다고 해서 화제다.

그는 지난 18(현지 시각) 미국 배우조합상의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후 리셉션에 참석하지도 않은 채 중간에 자리를 빠져나와 한 축산기업 앞에서 펼쳐진 동물권익 단체 애니멀 세이브의 시위 ‘Fire drill friday’에 참여했던 것.

그는 육식 산업이 환경오염과 기후변화에 세 번째로 치명적인 이유고, 인간이 사용하는 물의 70%가 이를 위해 소비되고 있다는 이유로 환경 관련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석하는 활동가다.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전용기로 시상식에 참석하는 배우들을 꼬집는가 하면 친환경 채식으로만 만찬을 꾸민 골든 글로브 전미기자협회 파티에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국내 연예인으로는 류준열과 김장훈이 유사한 운동에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있으며, 일찍이 제레미 리프킨이 육식의 종말이란 책을 통해 우리가 고기를 먹음으로써 스스로 인류의 종말을 얼마나 앞당기고 있는지 경고했다.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최고의 명예를 누리고 있는 봉준호 감독 역시 봉자로 리 프킨 및 환경보호 운동가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 바 있다.

호아킨 피닉스는 1983년 미국 TV영화 식스 팩으로 데뷔했다. 그보다 1년 전 ‘7인의 신부로 데뷔한 4살 터울 형 리버 피닉스와 마찬가지로 조연과 단역을 전전했다. 그러나 리버의 무명생활은 그리 길지 않았다. 뛰어난 외모로 2의 제임스 딘으로 불리며 블록버스터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1989)에서 어린 인디 역을 맡는 가운데 젊음의 반항의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특히 키애누 리브스와 함께 출연한 아이다호’(구스 반 산트 감독, 1991)로 절정의 인기를 구가한 뒤 2년 만에 갑자기 요절함으로써 그는 제임스 딘과 유사한 전설로 남게 된다. 그러니 호아킨이 그런 형의 그늘에 가려 항상 리버의 동생으로 불렸던 것은 어쩌면 당연지사다.

 

1980년대에 형에게 압도된 듯 활동이 뜸했던 그는 그러나 1990년대 중반부터 부지런히 움직이더니 2000년 러셀 크로우 주연의 블록버스터 글래디에이터’(리들리 스콧 감독)에서 악역 코모두스 왕 역을 맡아 활짝 빛을 보게 된다.

그후 그의 활동은 반짝반짝 빛을 발하는데 상업영화보다는 작품성에 집중하는 현상을 현저하게 보인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싸인빌리지가 유명하긴 하지만 완전한 상업적 블록버스터라고 보기엔 힘들 듯 그런 행보를 보였다. 특히 그녀’(스파이크 존즈 감독, 2013)는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뺄 수 없는 대표작이다. 그리고 너는 여기에 없었다’(린 램지 감독, 2017)로 연기 거장의 등극을 알린 뒤 조커로 방점을 찍은 것이다.

이런 동선에서 보듯 그는 그저 자신의 연기 편력을 즐기면 평안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위치다. 굳이 돈을 보고 달리지 않아도 충분히 명예를 누리면서 보이지 않게 부를 축적하고 풍요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그가 수많은 비즈니스가 오가는 리셉션도 마다한 채 시위 현장으로 달려간 건 그만큼 신조가 강하다는 의미다. 환경을 보호해야 하고, 그래서 그걸 널리 알려야 한다는 책임감이 누구보다 앞선다는 뜻이다.

배우로서 연기와 작품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인류의 한 개체로서, 지구를 공유하는 숱한 동물 중의 한 존재자로서 공동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웅변을 한 셈이다.

연예인이건 평범한 샐러리맨이건, 부자건 빈자건, 정치인이건 운동선수건 우리는 모두 환경 보호에 책임이 있다. 이 자연은 인류만을 위한 게 아니라 모든 동식물에게 공통적으로 사는 동안의 적당한 환경을 고르게 제공하게 되는 자연법의 지배 아래에 있다.

피닉스는 언어와 두 팔을 사용한다는 자만심에 빠진 인류를 깨우치고 싶었던 것이다. 물론 완전한 채식만이 정답인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피닉스가 왜 그런 주장을 하는지에 대해서만큼은 타당한 이유는 있는 듯하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육식산업이 현저하게 줄지 않을 것이고, 그럴 경우 환경의 파괴 속도는 지연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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