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효 '웅앵웅', 양팡 '중국몽', 유명인의 언어란?
지효 '웅앵웅', 양팡 '중국몽', 유명인의 언어란?
  • 이상원
  • 승인 2020.01.06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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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스 SNS
트와이스 SNS

 

트와이스의 지효는 웅앵웅이라는 단어로, BJ 양팡은 중국몽이라는 단어로 각각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웅앵웅은 누리꾼 사이에서 발생한 신조어로서 보는 이에 따라 남성 혐오의 뜻이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2년 중국몽의 실현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대표적인 통치 이념으로 자리 잡은 중국몽은 중국 특유의 중화사상 실현인데 한편으론 지난해를 뜨겁게 달군 홍콩 시위를 탄압하는 대표적인 논리 중 하나이기도 하다.

케이블TV, 종합편성채널, 인터넷 등이 없던 KBSMBC 양대산맥이 방송채널을 장악했던 시절 언로는 막혔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언론의 언어체계만큼은 비교적 양반이었다. 맞춤법에 어긋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았고, 신조어는 거의 없었으며, 설령 있다고 하더라도 방송에서 천연덕스럽게 사용하는 일은 희박했다.

하지만 지금은 1인방송의 시대다. 국민들은 비교적 공신력이 있다고 자부하는 KBSMBC의 뉴스와 논조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고 인터넷을 뒤져 얻은 정보에 자신의 이념에 기준해 판단을 내리곤 SNS를 통해 지인들과 소통하고 공유한다. 이런 언로의 체계에서 유명 스타의 SNS는 꽤 큰 파급효과를 낳는다.

그런 만큼 논란의 소지도 크다. 지효와 양팡의 케이스다. 지효와 양팡은 23살 동갑내기다. 어엿한 성인이지만 언어 체계와 몸가짐이 완벽에 가깝도록 조심할 수 있는 연륜을 갖춘 나이는 아니다.

하지만 지효는 JYP라는 공신력을 줄 만큼 거대한 기획사 소속의 스타 걸그룹 멤버다. 양팡은 지효만큼의 스케일을 자랑하진 않지만 나름대로 유명인으로서 대중의 조명을 받고 있다. 지난해 부산문화관광축제조직위원회 홍보대사로 위촉된 게 그 증거다.

그렇다면 두 사람은 명실상부한 공인이다. 그녀들의 말 한 마디, 몸짓 하나가 청소년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사회적 파장이 얼마나 큰지 등에 대한 책임감을 통감하고 움직여야 마땅하다.

양팡 SNS
양팡 SNS

 

두 사람이 쓴 단어에 대한 대중의 논란의 수준은 조금 다르다. 웅앵웅은 남녀간 성별 갈등이고, 중국몽은 홍콩 행정구민들의 자유 의지에 반하는 억압적 의미가 크다. 전자는 국내 남녀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대립의 기류고, 후자는 노골적인 정치적 충돌이다.

내용이야 어떻든 두 사람의 언어 선택은 신중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JYP는 인성 교육이 철저하기로 유명한 기획사였기에 지효의 이번 발언은 많이 의아하다는 게 다수의 반응이다. JYP는 이번 해프닝을 계기로 더욱더 철저하게 소속 연예인들의 언행 관리에 힘써야 할 것이다.

양팡은 이른 나이의 큰 성공에 따른 후유증 혹은 일시적 실수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이번 사태에 대처한다면 더 큰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자신이 얼마나 경솔했는지, 시사 문제에 얼마나 문외한이었는지 반성에 반성을 거듭해야 할 것이다. 인류가 문명을 일으킨 이후 사회적 지위만큼의 품격이 요구돼왔다.

양팡은 또래의 다소 치기어린 철부지나, 사회에서 독립하기엔 아직 가정교육이 더 필요한 얼치기가 아니다. 사회적 파장이 만만치 않은 플랫폼의 유명 BJ. 부산시가 홍보대사로 임명할 정도다.

두 사람의 해프닝은 국어가 얼마나 많이 훼손되고 있는지, 정서적으로 성간 갈등이 얼마나 심한지, 그리고 요즘 젊은이들이 시사문제에 얼마나 둔감한지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가정, 연예기획사, 사회 각 단체, 언론사 등은 세계에서 극찬을 받은 우리 한글이 얼마나 심각하게 망가지고 있는지 현실을 깨닫고 함께 고민해야 할 때다. 이런 수준으로 치닫다 보면 머지않아 세종대왕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제2의 훈민정음이 탄생할지도 모른다.

양팡은 중국몽의 뜻이 뭔지도 제대로 모르고 사용한 데 대해 사과하며 자신의 무지를 인정했다. 외려 그녀의 경우가 지효보단 덜 심각하다면 그럴 수 있다. 앞으로 신중한 자세를 지키면 된다. 더욱 공부하면 된다.

그러나 트와이스라는 정상급 걸그룹의 멤버가 별로 아름답지 않은 신조어를 마구 남발하는 건 그 뜻을 몰랐거나 알았거나를 떠나서 정말 바람직하지 못하다. 인기가 높아질수록 겸손하고 올바른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건 앞서 선배들이 숱하게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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