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진도 원톱 주연으로, 배우가 가수와 다른 점은?
조우진도 원톱 주연으로, 배우가 가수와 다른 점은?
  • 유광민
  • 승인 2019.12.10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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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도의 날' 스틸.
'국가부도의 날' 스틸.

 

7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영화 내부자들’(2015)에서 오 회장의 오른팔 조 상무 역을 맡아 스타덤에 오른 조우진이 드디어 영화 응징’(가제)을 통해 처음으로 원톱 주연배우로 우뚝 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1999년 연극배우로 데뷔한 이후 내부자들을 거쳐 더 킹’, ‘보안관’, ‘남한산성’, ‘강철비’, ‘1987’, ‘국가부도의 날’, ‘’, ‘봉오동 전투등의 영화와 tvN 드라마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등에서 맹활약을 펼친 조우진이 당당히 주연배우 자리를 꿰찬 것이다.

2004바람의 전설에서 떡볶이 동생이라는 단역을 맡아 영화계에 입문한 마동석은 2014년 드라마 나쁜 녀석들로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기 전까지 1년에 많으면 대여섯 편씩의 작품에 조, 단역으로 출연하며 성공의 날을 별렀다.

결국 이제 그는 누가 뭐래도 원톱 주연배우다. 그는 복수의 주연배우 중에서 리더 포지션을 맡은 영화 시동의 개봉을 앞두고 예매 열기를 바짝 부채질하고 있다. 내년 개봉될 마블의 슈퍼히어로 무비 이터널스에서 길가메시 역에 캐스팅된 것만 봐도 그의 국내외에서의 위상을 잘 알 수 있다.

배우와 가수의 다른 점은 무수히 많다. 그 중에서도 가수는 영원한 무명일 수 있지만 배우는 인내심과 연기력만 갖췄다면 언젠가는 유명 배우로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가수와 배우는 시작할 땐 모두 신인이고 무명이란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인물로 주연에 캐스팅된 청춘스타를 제외한 배우는 처음엔 단역이지만 가수는 누구라도 자신이 주연이다. 스타냐, 아니냐의 차이가 있을 뿐 솔로가수라면 당연히 자신이 주인공이고, 아이돌그룹이라도 복수의 주인공 중 한 명이다. 밴드라면 보컬리스트가 돋보인다는 게 살짝 다르긴 하지만.

성공하는 배우의 스타일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장동건, 정우성, 전지현, 김태희 같은 뛰어난 외모로 데뷔부터 스타덤을 내달리는 케이스다. 이에 비교해 조우진, 마동석 같은 케이스는 전형적인 연기파, 노력파, 개성파인 송강호 쪽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마지막은 반짝 주연을 맡았다 약방의 감초자리로 되돌아가는 배우다.

아주 특이한 캐릭터로 설계한 B급영화가 아닌 바에야 보편적인 상업영화라면 주인공은 잘생기고 아름다운 남녀 배우를 주인공으로 기용하기 마련이다. 대부분 조폭 등 악역만 맡았던 대니 트레조가 주연을 맡은 로버트 로드리게즈 감독의 마셰티시리즈나 유사한 케이스의 론 펄먼이 주인공으로 발탁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헬보이시리즈는 세 번째 케이스다.

'시동' 스틸.
'시동' 스틸.

 

따라서 유사한 시나리오가 나오지 않는 한 두 배우가 또 다시 주연을 맡기는 쉽지 않다. 한때 거의 모든 코미디 장르에서 약방의 감초처럼 조연 캐스팅 1순위였던 이문식이 공필두’(2006)로 주연을 꿰찬 뒤 자연스레 제자리로 되돌아온 것도 그런 경우다.

가수는 유명이건 무명이건 자신의 음반을 내면 자신이 주인공이다.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해도 자신의 무대에서 노래 부르는 3~4분만큼은 그가 주인공이다.

그러나 주인공이냐, 조연이냐가 중요할까? 어느 누구건 자신이 하는 일에서 성취감을 느끼고 딸을 흘린 것만큼의 보상을 바라기 마련이다. 스타덤에 오른다면 수입과 보람에 있어서 가수가 조금 유리한 건 맞다. 게다가 가수는 아이유나 다른 아이돌에게서 보듯 즐기면서 큰돈을 버는 알바의 문호가 넓다.

이미지라는 건 가수보다는 배우에게 더 중요하다. 20세기에 심각한 발라드를 불렀던 가수들에게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금기였다. 대중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서정시를 노래하는 가수가 방송에서 가벼운 모습을 보여준다면 노래의 진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성시경도 예능을 하는 시대다. 아이유는 드라마를 병행한다. 그만큼 대중의 유연성이 늘면서 연예인의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 그러나 배우는 조금 다르다. 배우라면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지면 시나리오(대본)에 대해 매우 꼼꼼해지기 마련이다. 여러 가지 기준이 있지만 직전에 맡았던 캐릭터나 직업이 연속해서 이어지는 건 첫 번째 금기사항이다.

쉬리’(1998)에서 북한군 장교 박무영을 맡아 스타덤에 진입한 취민식이 공동경비구역 JSA’(2000)의 북한군 오경필 중사(송강호) 역 제안을 거절한 이유다.

요즘은 플랫폼의 다양화, 다변화로 영화에 외고집이었던 배우들의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데 대한 반감이 많이 사라진 건 사실이지만 아직도 몇몇 영화배우들에겐 그런 터부가 남아있다. 그들은 이미지에 굉장히 예민하다. 영화는 다른 대중문화 콘테츠보다 더 민감하다. 관객은 일부러 시간을 내서 이동하는 수고를 들이고 돈까지 들여가며 티케팅을 할 뿐만 아니라 대부분 함께 즐길 동료까지 섭외한다. 음악이나 TV와는 조금 다른 문화다. 배우들이 이미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다.

하루가 멀다 하고 신보가 쏟아지고, 신인 가수와 그룹이 데뷔하면서도, 이름도 채 알리지 못한 채 은퇴하고 해체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배우는 연극 출신이든, 뮤지컬 출신이든, 드라마 출신이든 개성 있는 외모와 탄탄한 연기력에 끈기만 더한다면 언젠가는 성공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성이 있기 마련이다. 그런데 연기력은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게 아니라는 게 힘들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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