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개봉 불허와 표현의 자유
중국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개봉 불허와 표현의 자유
  • 천세민
  • 승인 2019.10.21 09: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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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오는 25일 개봉 예정인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9번째 연출작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개봉을 불허했다고 18(현지 시각) 할리우드 리포터가 밝혔다. 이 매체는 그 이유는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으며 배급사인 소니픽처스는 코멘트를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1969년 미국 LA 부촌에 살던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아내인 스타 샤론 테이트의 살인사건을 모티프로 한다. 가공의 웨스턴 TV 시리즈 스타 릭 달튼(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과 그의 친구이자 스턴트 배우인 클리프 부스(브래드 피트)의 얘기를 그렸다.

그런데 이 영화는 개봉을 앞두고 리샤오룽(이소룡)의 유족들의 강한 반발을 산 바 있다. 클리프가 오만한 리를 격투로 혼내주는 시퀀스 때문. 누리꾼은 중국의 개봉불허 조치에 대해 영화가 리를 비하하는 캐릭터로 설정해 조롱하는 뉘앙스가 짙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사실 생전의 리는 홍콩인이다. 하지만 현재 홍콩은 중국에 반환된 상황이고, 본토와 홍콩 현지인의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 본토는 하나의 중국이라는 테제를 불도저처럼 밀어붙이고 있다. 중국이 보기에 리는 무조건 중국인인 것.

타란티노 감독은 중국 개봉을 위해 재편집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내 누리꾼은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타란티노 팬들은 10번째 작품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타란티노의 9번째 작품이란 데 주목하고 있다.

중국 측에서 기분 나쁠지 몰라도 작가의 표현의 자유는 인정해줘야 한다는 의견이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리의 절권도는 영화와 똑같이 실전에서 위력적이진 않을 거라는 의견이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현재 실전 격투에 가장 가까운 격투기인 UFC에서 절권도의 기초가 되는 중국 무술은 별로 돋보이지 않는 대신 브라질의 주짓수가 돋보이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한 시대적 아이콘이자 중국(홍콩)의 자존심인 인물을 희화화하는 건 결례라는 의견도 반대편에서 대두된다. 그의 두 번째 영화 정무문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반일감정을 통해 민족정신을 고취한 게 사실이다. 게다가 그는 쿵푸영화의 전성기를 연 매우 중요한 영화인인 동시에 실전의 고수이자 절권도 속에 철학을 담은 사상가로서도 유명하다.

중국 당국이 옳은지, 타란티노의 작가적 정신이 우위인지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지만 다수의 대중은 모든 평가는 관객의 몫이란 데는 공감한다. , 일단 개봉한 뒤 관객의 반응에 따라 중국이 대응했어도 늦지 않았을 것이고, 만약 부정적 반응에 따라 상영을 취소했다면 할리우드에 대한 항의의 의도가 더욱 돋보였을 것이란 의견이 대세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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