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원 PD와 저임금 고노동 PD의 공존
수십억 원 PD와 저임금 고노동 PD의 공존
  • 마경식
  • 승인 2019.04.27 14: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BC 현역 피디가 1인 시위에 나설 정도로 드라마, 예능 노동 환경 열악해
나영석 피디=CJ ENM 제공.
나영석 피디=CJ ENM 제공.

 

지난해 나영석 PDCJ ENM에서 40억 원을, 아이유 주연의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를 만든 김원석 피디는 217000만 원을 각각 받았다. 나 피디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232700만 원과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264000만 원보다 더 많은 돈을 받았다.

한편 열악한 방송제작환경 문제를 제기하다 세상을 등진 고 이한빛 피디 사건과 관련해 CJ ENM의 재발방지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1인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26일 현직 지상파 방송사 드라마 피디로서는 처음으로 MBC 김민식이 여기에 동참해 눈길을 끌고 있다.

소위 피디테이너라는 스타 피디 시대가 도래한 것과 더불어 여전히 열악한 환경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는 피디가 공존하는 세상이다. 그동안 피디는 대형 방송사 소속일 경우 안정된 급여는 받았지만 창작자로서의 대우는 그렇지 못했다. 외주제작사의 경우 더 형편없었다.

그러나 2011년 종합편성채널 개국을 계기로 플랫폼과 채널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특히 엔터테인먼트 그룹인 CJ ENM과 옛 TBC의 부활을 기치로 내건 JTBC의 경우 스타 PD 영입에 열을 올렸고, 그 결과 전술한 고액 연봉 피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일단 높은 시청률을 올린 전과가 있는 피디의 경우 고액의 급여를 보장받고 경쟁사로 스카우트되는 건 나쁘지 않다. 자유경쟁시장 체제에서 당연한 현상이다. 지상파건 케이블TV건 종편이건 수입의 일등공신인 드라마와 에능 프로그램에 사운을 걸기 때문에 나온 제작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런 무한경쟁은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피디를 비롯해 스태프들에게 살인적인 노동과 그에 걸맞지 않은 대우를 하는 부작용을 낳는다. 연예 스타와 스타 피디에게 파격적인 대우를 해주다 보면 스태프의 인건비가 낮아지고, 노동 시간은 길어지며, 환경은 형편없어지는 것.

나 피디가 40억 원을 받는 게 잘못된 게 아니라 다수의 피디가 급여에 비해 노동 강도가 높고, 그들보다 더 슈퍼 을인 스태프들의 급여와 작업 환경은 비참하다는 것이다. 노동자의 정당한 급여와 법이 정한 노동 시간, 그리고 쾌적한 노동 환경 등은 오래된 사회적 숙제다.

이미 오래전 영화계에서 제기돼 많이 개선된 편이지만 이제 그 정착의 과제는 방송계로 넘어왔다.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는 어느 정도까지는 빈익빈 부익부현상이 불가피한 건 맞다. 하지만 이 승자독식을 하고, ‘의 승리의 일등공신만 성과급을 챙기는 건 일선 병사에겐 절망적이다.

시청자들이 드라마나 예능을 통해 하루의 피로를 푸는 재미와 여흥을 즐길 수 있는 데에는 작가나 피디의 창의력과 연출력과 아이디어가 제1차적 기여를 한 게 맞다. 그러나 그런 기획을 브라운관에 구현해내기 위해선 무명 피디도, 소품 하나하나를 챙기는 스태프도 필요한 게 현실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