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민③, 닭발에 소주 OK! ‘혼술’은 NO!
조정민③, 닭발에 소주 OK! ‘혼술’은 NO!
  • 마경식
  • 승인 2019.03.30 1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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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바지를 트레이드마크로 한 트로트 여가수 꿈꿔

 

-홍진영과 친한 걸로 알려져 있는데.

제가 보기보다 숫기가 그리 많지 않아요. 더 친해지면 좋겠지만 홍진영 언니(한 살 많다)도 친하긴 하지만 절친까진 못 간 것 같고요. 오히려 알리 언니가 가장 친한 선배입니다. 그 외엔 아직 경력이 일천해서 확실하게 친한 선배님이 없고, 쎄시봉 선생님들이랑 친하다면 버르장머리 없는 것일까요? 하하하. 제가 무명 시절에 R&B 장르로 음반을 준비할 때였어요. 양동근 선배님 음반의 프로듀싱을 많이 한 스모키 J의 프로듀싱으로 작업할 때 그분으로부터 보컬 트레이너로 알리 언니를 소개받았어요. 저보다 2살 언니지만 엄연한 선생님이었기에 가깝고도 먼 분이죠. 가수가 되기 위해 제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 제 뼛속까지 다 아는 분이고요. 무엇보다 당시 언니도 지금처럼 성공하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저를 엄청나게 챙겨주셔서 잊지 못하죠. 지난해 KBS2 ‘불후의 명곡에 출연하면서 몇 년 만에 언니와 재회했는데 반가워하면서도 제일 기뻐하시던 고마운 마음을 잊지 못해요.”

(그런 은사 알리를 불후의 명곡전설 김종서편에서 홍경민 등과 밴드 사나워를 결성한 조정민이 물리쳤다. 다른 사람들은 몰랐겠지만 판정단의 판정 결과 알리의 탈락이 밝혀지고 그녀를 포옹하는 조정민의 표정과 손길이 각별했던 것을 이 사연을 아는 사람들은 매우 감동적으로 느꼈을 터.

-어려운 시기가 당연히 있었을 것이다. 어떻게 이겨냈나?

초등학교 때부터 스키를 탔으니 나름대로 어렵지 않게 살아왔죠. 2009년 아버지께서 세상을 떠나신 뒤 제 꿈이던 가수에서 멀어짐으로써 가장 힘든 시기가 시작됐습니다. 신생기획사에 들어가 트로트를 하겠다고 한 곡 취입했지만 그냥 습관처럼 행사에나 다녀야 했으니 제가 그려왔던 가수와는 달랐죠. 다행히 소속사 사장님이 제 열정을 높이 사 투자해주심으로써 다시 R&B 음반을 준비했지만 사장님의 자금이 끊기는 바람에 그것마저 포기한 채 학생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야 했어요. 당시에는 꿈이란 것에 접근하는 것조차 사치였어요. 어머니께서 근무하시는 교회가 있는 서울 광진구에서 피아노 레슨으로 가족의 생계비를 벌어야 했으니까요. 그때 막내가 제 연주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고 그걸 우연히 본 트로트X’ 작가님이 저를 섭외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기 시작한 겁니다. ‘광진구 고소영이란 별명도 그 작가님이 붙여주신 거예요. 우리 집은 당시 노원구였고, 우리 식구는 광진구에 살아본 적이 없어요.”

-조금 더 자세히.

사실 제 성격은 낙천적인 편인데 그땐 그럴 수가 없었죠. 제가 술을 좋아하는 편이고 성격이 긍정적이니 당연히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즐겁게 술을 마시는 걸 즐기죠. 그런데 그땐 그럴 수가 없었잖아요. 술에 취해 실수도 하고 비참한 마음이 극에 달해 수심이 얼굴에 가득 차있었죠. 그런데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전 젊잖아요. 어머니가 계시긴 하지만 실질적인 가장이 저잖아요. 제가 좌절하면 우리 집이 무너진다, 조급하지 말고 이럴 때일수록 좀 내려놓고 돌아가자, 이렇게 생각했더니 마음이 조금 편해지더라고요. 그래서 또 다시 마음을 다잡았죠. 욕심 부리지 말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자, 모든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자, 어떤 일이든 최선을 다하자, 이렇게요.”

 

-조정민에게 술이란?

정입니다. 분위기에 따라 와인을 즐기기는 하는 편이지만 평소엔 소주 일방통행입니다. 음식은 정말 가리지 않고 다 좋아하는데 소주 안주로는 닭 요리가 제일 제 입맛에 맞더라고요. 주로 동생들과 집에서 마시는 편인데 미리 전화를 걸어 동생들한테 마트에서 소주 사서 냉장고에 넣어두라고 얘기한 뒤 안주는 제가 프라이드치킨이나 족발이나 사갖고 들어가죠. 그런데 사실 제 입맛에는 닭발이 최고더라고요.”

-주사가 있나?

취하면 즐거워져요. 주로 애교를 부리는 편이죠. 어머니와 동생들은 징그럽다고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 하지만 조심은 하죠. 혹시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불편하게 생각할까봐. 그래서 가능하면 술은 집에서 마시고 피치 못하게 밖에서 마실 경우 소주 1병 반 정도 마시고 나머지 반병마저 마시고 싶다 할 때쯤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마저 마시면 취하니까요. 요즘 혼자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면서요? 저는 웬만해선 혼술은 안 해요. 술은 정이고 교감이라고 생각하니까요.”

-그럼 집에서 안주도 만들 수 있겠다.

그게 좀... 번데기탕도 좋아해서 그 정도는 할 수 있지만 그 외의 다른 안주가 먹고 싶을 땐 거의 밖에서 사오죠. 생선회도 생굴도 매우 좋아한답니다. 요리라고 할 만한 수준의 솜씨는 아직 안 됩니다. 아 참, 가끔 동생들한테 김치볶음밥과 토스트 정도 만들어 주는 실력은 됩니다. 그걸 실력이라고 얘기하기엔 낮 뜨겁지만요.”

-그럼 음악 말고 잘 하는 게 뭔가?

수영에 자신 있습니다. 주차도 정말 잘 한답니다. 여자가 남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간 지각 능력이 뒤떨어져서 주차 실력이 부족하다고들 하잖아요. 오죽하면 김 여사란 말이 생길 정도겠어요. 그런데 저는 돌연변이인가 봐요. 또 요리는 못 해도 고기 굽는 것과 생선 살 발라내는 건 정말 잘 해요. 남동생들을 워낙 끔찍이 아끼다보니 어려서부터 제가 녀석들을 일일이 챙겨줬는데 밥상에 생선이 올라오면 혹시라도 가시가 목에 걸릴까봐 살을 꼼꼼하게 발라주다 보니 생선 해부의 전문가가 다 됐어요. 또 고기를 워낙 좋아하다보니 어떻게 구워야 맛있는지 잘 알죠. 다 생활의 발견예요.”

 

-많은 남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어떤 남자가 좋은가?

저도 여자니까 일반적인 여자들하고 별 차이는 없겠죠. 또 모든 여자들처럼 나이에 따라 달라지더라고요. 20대 초중반엔 당연히 키 크고 잘생긴 남자가 좋았죠. 지금은 그게 싫다는 게 아니라 우선 조건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외모나 배경이 좀 떨어지더라도 올바른 인성에 올곧은 인격의 소유자가 첫째 조건입니다. 그리고 모든 조건의 결론은 제 가족들과 화목하게 지낼 수 있느냐에 달려있죠. 물론 저도 이성간의 아름다운 사랑을 원하죠. 행복한 결혼도 생각 안 하는 게 아닙니다. 그런데 20대에 한차례 인생의 쓰나미를 경험한 뒤로 가치관이 확실하게 정립된 겁니다. 첫째 가족, 둘째 음악입니다.”

-스케줄이 없을 땐?

사진 찍는 걸 좋아해요. 주로 하늘을 찍습니다. 글 쓰는 것도 워낙 좋아해서 요즘 캘리그래피에 푹 빠져있습니다. 조달환 선배님처럼 제 글이 어떤 작품의 얼굴이 되는 것까지 꿈꾼다면 욕심이 지나친가요? 음악도 아름답지만 하늘과 글씨에도 그에 못지않게 예술성이 있다고 느낍니다. 한글이 정말 매력적인 자태를 갖추고 있다는 것을 새삼스레 깨닫곤 해요. , 멋있는 글을 자꾸 그리다보면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는 데도 매우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집에서 영화도 많이 봐요. 2013년 개봉된 영국 영화 어바웃 타임5번이나 봤어요.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노팅힐’, ‘브리짓 존스의 일기등의 시나리오를 썼고, ‘러브 액츄얼리는 각본과 연출까지 해낸 로버트 커티스 감독의 작품인데 참 감동적이었어요. 시간을 되돌리는 게 소재인데 과연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행복한 것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돼 시간을 되돌릴 필요가 없을 때 진정으로 행복하다고 결론을 내리죠. 즉 후회하지 말고 지금 이 순간을 열심히 사랑하면서 살자는 겁니다. 연인이든 가족이든 인생이든. 제게 용기를 준 작품입니다.”

-바라는 것,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은?

오래 전부터 제 인생의 목표는 따뜻해지는 거였습니다. 지금도 변함없고, 팬들의 사랑이 깊어질수록 그 염원은 더 커져갑니다. 가족들이 지금 행복해하니 이대로 좋고, 가능하면 오랫동안 가수활동을 하고 싶습니다. 욕심은 아니겠죠? 또 예능 프로그램에서 좀 더 잘했으면 좋겠어요. 요즘 많이 아쉬운 건 트로트가수기 때문에 복장이 정형화된 게 아직은 익숙하지 않아요. 아직 정신세계가 나이를 못 쫓아간 탓에 청바지에 티셔츠가 제일 좋은데 여러 이유로 그런 복장이 허락되는 때가 그리 많지 않은 게 굳이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죠. 제가 조금 더 큰사람이 되면 청바지를 트레이드마크로 한 트로트 여가수란 패러다임도 만들 수 있이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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