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민②, 트로트 가수로서 청년과 노인의 교두보 될 터
조정민②, 트로트 가수로서 청년과 노인의 교두보 될 터
  • 마경식
  • 승인 2019.03.30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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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는 소녀 감성, 트로트 가수는 숙녀 성숙미

 

-그동안 열심히 활동했지만 장윤정이나 홍진영의 이름값에 한참 못 미친다.

당연하죠. 두 선배님처럼 되기 위해 지금도 이렇게 열심히 뛰고 있는 건데 비교조차도 송구스럽죠. 아직은 저도 잘 모르지만 단 한 곡의 메가 히트는 모든 트로트가수들의 영원한 숙제라고 하더군요., 트로트는 양날의 검이래요. 히트하는 데 매우 오래 걸리고, 그 확률도 현저하게 낮은 어려움이 있지만 한 번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고나면 영속성을 부여받는다고나 할까요? ,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그런 생각이 컸어요. 어떻게든 집안 살림의 중심이 돼야 했으니까요.”

-피아노를 전공했는데 가수가 됐다.

피아노는 가수가 되기 위한 경로였습니다. 아버지께서 생존해계실 때만 해도 제 집안이 풍족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집에 노래방 기계가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기계도 기계지만 그만큼 공간이 여유로웠단 얘기죠. 제가 6살 때였는데 집에서 동네 아주머니들이 모여 반상회를 한 뒤 노래방 기계로 몰려드신 거예요. 한 아주머니께서 신형원 선배님의 개똥벌레를 부르셨는데 저도 모르게 마이크를 이어 잡더니 거의 한 음도 틀리지 않고 재생하더래요. 그때 모든 분들이 신동이라고 칭찬하셨고 어머니께서 바로 피아노 학원에 등록해주시더라고요.”

-이른바 절대음감을 타고났다는 얘기다.

, 맞습니다. 지난해 제가 MBC ‘라디오스타에 쎄시봉 선생님들하고 출연하면서 갑자기 화제에 불을 붙이게 됐잖아요. 그때 원래 선생님들이 원하시던 컬래버레이션 파트너는 걸그룹 멤버였어요. 그런데 제 소속사인 루체엔터테인먼트 신현빈 회장님께서 그 소식을 듣고 저를 소개했고, 간단한 화음 오디션을 봤는데 선생님들께서 곧바로 저를 합격시킨 이유가 바로 그 절대음감이었으니까요. 그런데 타고나기도 했지만 정확하게 말씀드리자면 어머니께 약간 물려받았고 나머지는 어머니의 암시적 교육 덕분이었다고 해야 할 겁니다. 그 절대음감 사건이 있기 전부터 어머니는 거의 상시 동요를 틀어주시며 제 정서에 음악을 함양시켜주셨어요. 제 기억으론 그 동요 카세트테이프가 나중엔 늘어져 거의 닳을 정도가 됐으니까요.”

(조정민이 MBC ‘복면가왕에 출연했을 때다. 작곡가 김형석, 싱어 송라이터 유영석 김현철 등을 대상으로 절대음감 테스트를 했다. 세션맨이 건반의 한 음을 칠 땐 모두 맞췄지만 동시에 두 음을 쳤을 땐 모두 우왕좌왕했다. 그러나 조정민은 세 음까지도 거침없이 정확하게 맞췄다. 절대음감과 음악성 혹은 작곡 실력은 조금 다르지만 천재적인 것만큼은 맞다.

 

-그렇다면 음악적인 바탕은 클래식이다.

그렇긴 하지만 취향이 원래부터 가요였어요. 왜냐면 피아노를 배울 때부터 전 정통 클래식보단 루치아노 파바로티(이탈리아가 낳은 세계 3대 테너 중 한 명이지만 팝도 자주 불렀다)가 더 좋았으니까요. 초등학교 때 제일 좋아했던 음악이 SES 선배님들이었고, 전 매번 바다 언니를 흉내 냈어요. 또래 여자아이들이 간호사 놀이나 선생님 놀이를 할 때 저는 친구 두세 명을 모아놓곤 울림통이 있는 마이크를 쥐고서 SES 선배님들을 모방했어요. 언젠가 방송에서 한 번 재현해볼게요. 선배님들만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정확하게 음악적 취향이?

취미로만 따진다면 어렸을 때부터 R&B와 재즈였습니다. 사춘기로 가면서부터 박화요비, 박효신, 브라운아이드소울 등을 즐겨 들었으니까요. 그리고 그 음악의 뿌리가 미국의 흑인들이 만든 블루스에 있다는 것을 알고는 팝송도 듣기 시작했어요. 지금도 리듬앤드블루스 분야에선 앨리샤 키스, 브라이언 맥나이트를, 재즈 분야에선 노라 존스(비틀즈의 조지 해리슨이 사사한 인도의 민속 현악기 시타의 대부 라비 샹카의 딸) 등을 좋아해요. 장기 자랑 같은 게 있으면 누가 부르기도 전에 자발적으로 튀어나갔으니 는 이미 어릴 때부터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각종 콩쿠르에서 피아노로 상도 많이 받았고요. 어쨌거나 어떤 장르든 제가 음악을 할 수 있고, 그게 제 천직이 됐다는 것만으로도 저는 이미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가졌다고 생각해요. 행복하고 여러분들에게 고맙습니다.”

-현 시점에서의 롤모델이 있다면?

오르지 못할 산이라도 높게 보는 것은 나쁘지 않죠? 선배님들이 건방지게 볼지 모르겠지만 패티김 선생님과 심수봉 선생님입니다. 패티김 선생님은 재즈, , 클래식, 가요 등 전방위에 걸쳐 우리 가요의 수준을 끌어올리신 분이잖아요. 그 웅장하고 화려한 스케일은 아마 제가 마이크를 쥐고 있는 한 영원한 판타지일 겁니다. 심수봉 선생님은 김수희 선생님과 함께 우리나라 트로트계의 대표적인 싱어 송 라이터입니다. 그런데 제가 심수봉 선생님처럼 피아노를 치는 트로트가수예요. 그래서 언젠간 저도 선생님처럼 제가 작곡한 트로트를 피아노로 직접 연주하며 2의 심수봉이 나왔다는 칭찬을 듣고 싶어요. 아직 실력은 한참 부족하지만 목표를 높게 잡아야 그만큼 더 혹독하게 노력하는 것 아닐까요?”

 

-인생에서 트로트 가수와 피아노란?

피아노는 낭만이고, 트로트 가수는 꿈이죠. 피아노는 아마추어고, 트로트 가수는 프로페셔널이죠. 피아노는 소녀고, 트로트 가수는 여인이라고 할까요? 트로트 가수로 데뷔한 이후에도 피아노는 손에서 떼본 적이 없어요. 예전에 피아노 앞에 앉을 땐 수동적으로 이미 배웠던 것을 복습하거나 악보를 그대로 따라했다면 요즘은 능동적으로 다양한 창작의 세계로 빠집니다. 그건 제가 트로트 가수가 됐기 때문이죠. 피아노에서 소녀의 감성을 찾고 자신만의 세계를 탐닉하는 낭만을 즐긴다면 트로트를 부를 땐 환희와 성취도를 만끽합니다. 저는 피아노로 클래식이나 재즈를 연주할 때도 트로트와 다르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음악은 결국 조정민이란 한 인간과 여자와 가수를 녹여낼 수 있는 가장 적합하고 환상적인 공간이고, 그 속에서 이뤄지는 모든 동화와 현실은 제가 살아왔고 꿈꿔왔으며 앞으로 이뤄나가야 할 전인미답의 개척지니까요.”

-앞으로의 계획은?

데뷔 직전 트로트에 대해 어른들만의 음악이란 편견을 가진 적이 있어요. 그런데 막상 불러보니 그게 아니더라고요. 데뷔한 후 선배님들과의 대화에서도 그걸 깨달을 수 있었고요. 그렇다면 저처럼 선입견을 가진 젊은이들을 더 많이 트로트로 끌어들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앞으로 주제와 가사에서 젊은이와 어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향을 추구할 겁니다. 특히 편곡에서 젊은이들이 귀를 솔깃할 만큼 블루스와 재즈도 반영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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